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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오픈프라이스 이대로 괜찮은가

오픈프라이스 시행 이후 우려했던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주요상품 20개의 5~7월 동안의 평균가격 추세는 6월에 떨어졌다가 7월에 다시 오른 상품이 6개였고 떨어졌다가 내려간 상품은 5개였다. 매월 번갈아 가격이 오르내리는 상품이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이처럼 상품 가격이 변덕스런 이유는 현재 오픈프라이스 제도로 가격을 인하한 업체가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집중돼 있다는 점과 관련돼 있다. 대형마트가 1+1등의 할인행사를 끝낸 후 가격을
다시 인상한 것이다.

상품 가격이 대형마트의 할인에 좌지우지 되면서 소비자의 혼란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게다가 할인 품목도 매번 바뀌기 때문에 이러한 가격 변동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오픈프라이스 제도를 도입하면 가격 인하 효과가 가격 경쟁력이 높은 대형유통업체에게만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됐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가격을 가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더불어 업체들의 경쟁으로 가격이 인하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달리 라면과 과자류는 꾸준히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서로 떠넘기기 바쁜 모습이다. 최근 제빵업계가 설탕가격 인상을 이유로 빵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에 대해 식공협회는 어차피 대형유통업체가 가격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식품제조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도 결과적으로는 유통업체가 결정할 일이라며 발뺌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오픈프라이스의 본래 취지는제조업체들이 가격 가이드라인을 정하지 못하게 만들어 유통업체들의 가격 경쟁을 유도한다는데 있었다. 그러나 가격 경쟁으로 소비자들에게 상품 선택의 기회를 넓혀주기는커녕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관련업체들의 성찰과 대책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