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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뇌물수수 있으면 당장 사퇴하겠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의 혹독한 검증을 치뤘다.

'8.8개각'을 기반으로 중앙정치무대 진출을 꾀하는 김 후보자에 대해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스폰서 의혹과 재산형성 과정을 둘러싼 의혹 등 도덕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반면 한나라당은 김 후보자를 엄호하면서 능력 검증에 집중했다.

◆ '박연차 게이트' 연루설 

한나라당 권성동 의원은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박 전 회장으로부터 지시받은 식당 여종업원에게 돈을 받았는가"라는 질의에 대해 김 후보자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기소할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한 내용도 없었고 소문만 무성했지 실체는 없었다"며 "그래서 무혐의로 내사종결됐다"고 해명했다.

반면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처음에는 아무 문제 없을 줄 알았다"면서 "하지만 검증하면 할수록 '양파 총리' '누더기 후보자'라는 생각이 드는데 의혹들이 사실이면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 역시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다면 김 후보자는 총리에 취임할 수도 없거니와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한 사회'도 이룰 수 없다"고 정면으로 공격했다.

◆ 금품 수수, 재산 관련 의혹

지난 2006년 말 기준으로 3800만원에 불과했던 김 후보의 재산이 3년7개월만에 3억7349만원으로 10배가량 늘어난 것에 의문이 제기됐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중학교 선배인 모 건설사 최모 회장으로부터 7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있으면 당장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김 후보자의 개인간 채무관계에 대해 "돈을 빌린 것에 대해 돈을 갚았다는 증명서를 아직까지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만약 입증되지 않는다면 뇌물로 받은게 아니냐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공세를 폈다.

또한 김 후보자는 자신의 부인이 금품을 받고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임명했다는 의혹에 대해 "너무 황당한 이야기라 입에 담기도 참 어려울 정도"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김 후보자는 "고향의 땅을 팔아 아내에게 줬다는 경남개발공사 사장은 고향에 땅 한평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김 후보자가 해외여행이 잦고 골프를 즐기는 점 등을 거론하며 한 달 생활비 400~500만원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 의원은 김 후보자의 부인이 191만원으로 추정되는 외제 명품 가방(루이비똥)을 든 사진까지 공개하며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것에 대한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불로소득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부인에 대해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이용섭 의원에게 '사과'를 욕구하는 역공세를 펴자 일제히 야당의 거친 공세를 받았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총리가 겸손하지 못하다"며 "지금의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고 생각한다면 적절한 사과를 하라"고 몰아붙였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국민총리로서) 중대한 결합이 있다. 비난이나 비판도 넓은 아령으로 수용해야 하는데 발끈하는 자세와 태도는 안 된다"며 "여기는 대한민국 국회"라고 꾸짖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겸손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 자리에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고 사태는 일단락됐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