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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금융시장 공포로 안전자산 선호 부활

미국 주택지표가 예상치 보다 크게 하락하면서 뉴욕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이에 따라 25일 코스피 지수도 14.76포인트(0.84%) 내린 1745.77로 출발한 뒤 하락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이 430억원의 순매도를 보이며 6거래일만에 매도로 돌아섰다. 선진국 등의 경기 둔화에 대한 시그널이 강화 되면서 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선호현상을 보이고 있다.

8월 이후 대표적 위험자산으로 볼 수 있는 S&P500과 국제 유가 등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엔화에 대한 투자비중이 확대돼 이들 자산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은 온스당 1200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안전자산선호심리 부활

올 하반기 제조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8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전월 5.1에서 -7,7로 금락하면서 경기위축 국면에 접어 들었고, 8월 독일의 경기전망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유럽 경기회복세를 이끌었다.

박중섭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고용상황과 중국의 제조업 상황 등 경기 방향성이 불명확해짐에 따라 경기에 대한 확인심리가 안전자산선호현상을 지속시킬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안전자산현상의 지표라고도 볼 수 있는 금값도 국제시장에서  온스당 1,228달러로 최근 수주간 5% 넘게 올랐다.

박 선임연구원은 "특히 미국의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급증하면서 안전자산선호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도 "상품시장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민감한 상품보다는 둔감한 상품가격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7월 이후 3.6조원의 국내주식형 수익증권의 순유출이 진행됐는데, 한국 주식시장의 위험자산선호가 약화되는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난 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50만건으로 발표됐다. 이는 9개월 이래 최고치 수준이다. 이는 미국의 고용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를 시장이 확인한 것으로 고용지표의 악화는 결국 소비감소를 통해 모든 경제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국 경제지표 또한 아직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경기에 대한 확인심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박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경제현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지표인 PMI(구매관리지수)지표가 7월 51.2를 기록하면서 경기둔화와 확장의 경계선인 50에 바짝 다가섰다"며 "9월초에 확인하게 될 8월 중국 PMI에 따라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강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과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미 국채가 강세를 보이는 구간에서 코스피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안전자산선호현상이 지속될 경우 코스피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예상된다. 실제로 25일 외국인 및 기관투자가가 각각 1303억원, 796억원씩 매물을 쏟아냈다.

◆금 다시 주목받는다

이승제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에 따른 투자자들의 우려와 견고한 펀드 매수세 그리고 다가오는 계절적 성수기로 인해 금에 대한 매수포지션을 늘려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금 가격은 안전자산선호현상에 힘입어 온스당 1200달러까지 상승했으며 과거 금 가격 평균 추이를 살펴보면 9월부터가 계절적 성수기이다.

이 연구원은 "특히 ETF와 같은 투자자금이 실물을 묶어놓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장신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되면 금 가격의 추가상승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선호 시기에는 내수업종 부각

박 선임연구원은 "안전자산선호현상이 강화되는 국면에서 경기민감주 보다는 경기비민감주가 상대적으로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경기회복세 둔화에 대한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선호현상으로 코스피 지수가 횡보국면을 기록한 2006년에 OECD 글로벌 경기선행지수 둔화와 한국의 경기선행지수증가율 둔화가 나타났으며 경기 모멘텀 감소에 대한 우려감으로 안전자산선호 현상 즉, 미 국채의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이렇게 안전자산선호현상이 두드러졌던 2006년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을 기록한 업종들을 살펴보면 유통, 기계, 의약, 종이, 건설, 철강 업종 등으로 주로 내수업종이면서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업종들이 수익률을 기록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수출주 및 경기민감주의 투자심리를 억누르면서 내수주 위주의 상대적인 선전이 나타난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과거 2006년과 현재 국면이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내수업종들의 선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