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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전망] 해외 매트로 요인 영향력 확대…증시 부담 지속

코스피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5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증시 초반 상승세는 미국 주택발표가 최저치를 기록한 것을 기점으로 경기둔화 우려감을 반영하듯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기계, 증권, 철강, 운수장비 등의 업종이 투신권의 대규모 매도로 하락세를 주도했고 투자심리도 부진했다. 이전 4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구간들에 비해 하락의 강도는 약하지만, 연중 최장 거래일 연속 하락이라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지수의 변동성도 상승하고 있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탄력적 반등 기대하기 어려울 듯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주도 미국 경기지표 둔화에 대한 우려감을 떨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의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부각될 가능성이 잠재해 있고 월말 월초를 맞아 GDP 및 주택, ISM지수, 고용지표 등이 연이어 발표될 예정인데, 최근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현재 형성된 부정적인 시장 예상치마저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시장의 반응은 우려의 폭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경기지표 둔화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반영하여 미 국채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등 금리 하락으로 인한 달러화의 가치는 추가적인 강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벗어났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FOMC 이후 유동성의 확대로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는 동시에 신용스프레드의 축소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일방적인 경기둔화 우려의 반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버냉키 미 연준의장의 연례 심포지엄 연설 역시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시장은 이미 인지된 경기둔화의 우려보다 풍부한 유동성 환경 속에서 높아진 가격 매력도를 가진 자산, 즉 주식이나 기타 상품 등에 대한 관심을 점차 높여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장중 변동성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상황으로 시장의 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유지했다.

◆美 미결주택매매가 발표가 관건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ISM 제조업지수와 고용지표, 주택지표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부진한 선진시장과 달리 견조한 한국 수출 및 계절성에 따라 중국 PMI 지수의 반등 가능성 등은 긍정적으로 기대해 볼 만한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주 미국 부동산 지표 악화로 안전자산 랠리가 극심하게 나타났었던 만큼 선행성이 있는 미국 2일 미결주택매매가 어떻게 발표될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일 발표되는 비농업 취업자수 증감도에 대해서는 8월 10.6만명 감소로 예상되고 있어 7월 13.1만명 감소에 이어 감소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등 염두, 장기 대응은 유효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경제지표의 눈치를 보는 구간, 즉 변동성 확대를 수반한 불안감이 높은 구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이 확대되는 과정 속에서 증시는 현재 수준에서 단기적인 조정을 마무리하고 반등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증시 거래량 조정은 강도 높게 진행됐다"며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량이 연중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모멘텀 둔화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하락 강도는 크지 않았지만, 거래량 조정은 상당히 크게 진행됐다. 주요국 증시의 8월 고점대비 지수 하락률과 비교해 보면 코스피는 상대적으로 양호했지만, 거래량 감소는 다른 증시에 비해 강도 높게 진행됐다. 올해 들어 현 수준 정도의 거래량을 기록한 전후로 코스피는 단기적으로는 저점을 형성하고,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에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시는 신흥아시아 국가 중 인도 다음으로 이익과 밸류에이션 갭(MSCI 지수 기준 각국의 1년 예상EPS와 예상PER 표준치 차이)도 크다. 이는 국내 증시가 기업의 이익성장을 반영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 연구원은 "국내 경제와 기업 이익이 아무리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다고는 하지만, 2000년 이후 현재와 같이 이익과 밸류에이션 갭이 크게 확대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기모멘텀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그는 "국내 증시의 PER이 내부적인 경기모멘텀 약화를 반영하며 하락했다면, 지금부터는 국내증시의 PER은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00년 이후 국내 경기선행지수의 상대강도(OECD 경기선행지수 대비 국내 경기선행지수)와 MSCI 국내 증시 1년 예상PER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작년 5월 국내 경기선행지수 상대강도가 약화되면서 PER도 하락했다. 최근 발표된 OECD선행지수를 보면, 국내의 경우는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경기선행지수의 상대강도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연구원은 현재 국내 원화도 외국인투자자를 다시 불러 올 수 있을 정도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투자자는 투자국가의 통화가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따라서 원화의 고평가와 저평가 정도는 외국인투자자에게 중요한 투자결정 변수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실질실효환율을 기준으로 보면 7월 원화는 주요 58개국 중 아이슬랜드 다음으로 저평가되어 있다.

◆추천업종

김 연구원은 유망 업종으로 최근 엔고현상에 따른 수혜로 기대되는 자동차 업종을 꼽았다. 특히 위안화 강세에 따른 중국 내수 관련주를 재점검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이 이미 위안화를 무역 결제에 사용하도록 조치했고, 상하이 등 5개 도시에 허용했던 위안화 무역거래 지역도 지난 6월 20개로 확대한 것에 기인한다.

김 연구원은 "엔화 등의 강세에 따른 위안화 실질 가치 또한 절하되었으나 수요 증가로 인해 위안화는 결국 상승 압력을 다시 받을 것이다"며 "위안화 강세로 인한 수입물가 하락과 구매력 증가에 따른 중국 내수 관련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