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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정부가 DTI규제를 한시적으로 폐지하는 파격적인 부동산 경기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DTI규제가 서민·주거 층 주거안정 대책의 일환인지에 대해선 입장에 따라 갑론을박이 한창인 상황이다.
일단 작금의 주택경기경색이 안정적 하락기라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이는 부동산 버블이 안정되며 ‘실수요’중심의 시장으로 재편성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때문에 거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아야 할 부동산활성화 대책은 실수요와 실거래를 뒷받침할만한 ‘미분양 적체’ 해소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하지만 8·29부동산대책은 시장에 돈을 풀어 집값을 끌어올리고 건설업체를 살리려는 조치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남아있다고 하지만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장치인 서울과 수도권의 DTI규제가 사실상 전면 해제돼 내년 3월까지 투기꾼들에 의한 집값 상승이 판을 칠 게 뻔하다.
또 1가구 1주택자는 실수요자이기 때문에 규제를 풀겠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국민 절대다수가 1주택자이기 때문에 이런 조건이 실수요자의 기준이 될 수 없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이 조처를 적용한다고 하지만 그때까지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
한편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도 민간건설사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중대형 주택 건설에 치중하는 민간 건설업체들을 돕기 위해 그 비율을 30~40%로 늘리고 보금자리주택 공급템포를 늦추겠다는 것은 ‘실수요자’를 위해 마련됐다는 이번 대책의 본래 취지와 반대된다.
언제까지 정부가 민간 건설사들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진정 서민·주거 환경의 안정을 원한다면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확고히 밀어붙이고 주택구입 지원 폭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게 옳다.
건설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다주택자를 위해 금융규제를 완화하는정책이 서민주거안정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