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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손해보험사, 두 달 연속 보험료 인상

9월에 이어 10월까지 자동차 보험료가 두달 연속으로 오를 전망이다.
1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전용 보험사 4곳과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다음달 중 자동차보험료를 추가 인상키로 하며 인상폭은 평균 2.5~2.7%선이 될 전망이다.

이들 보험사는 9월에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4%인상했는데도 불구하고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손해율이란 자동차보험료로 거둬들인 돈 중에서 교통사고 보험금으로 지급된 돈의 비율로 손해율이 72.5%를 넘어면 자동차보험 부문은 적자가 발생한다.

이에 온라인 차보험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안정을 강조하면서 당초 보험료를 올리지 못했다"며 "하반기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적자가 커져 일부 중소형 오프라인 보험사들도 인상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12개 손보사 대상으로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집계한 결과 80%를 넘는 회사가 8곳에 달했으며 에르고다음다이렉트의 손해율은 무려 96%에 달했다.

금융감독당국측에서는 일부 손해보험사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경영악화를 우려해 보험료 인상을 제동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알 권리 확대 위한 '가격공시' 유명무실

겉으로 들어난 손해보험사의 실적 악화 문제와 달리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자동차 보험료 가격공시 제도가 명확하지 못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도입된 '보험료 수시 공시 제도'는 보험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기 한달 전 회사 홈페이지에 미리 공시해 소비자들이 보험사의 이전여부를 결정하도록 만든 제도다.

금감원도 "보험료 조정에 대한 불신감을 없애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제도는 초기에 문제없이 시행된 것 과는 달리 감독의 소흘을 틈타 보험사들이 교묘한 편법을 써서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이달과 다음달 두달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올리는 AXA손해보험의 홈페이지(www.axa.co.kr)에 들어가면 이 제도가 얼마나 쓸모없는지 잘 알 수 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가격공시가 어디 있는 지 아무리 찾아도 찾기 힘들다. 한참을 헤매다 보면 홈페이지 최하단에 가장 작고 희미한 글씨로 `보험가격공시실'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으며 이 코너에서 다시 `자동차보험료 조정현황'을 찾아들어가야 겨우 인상 내용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이 회사뿐 아니라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가격공시를 제대로 올리지 않아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숨긴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지난주말 AXA손해보험을 비롯해 일부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올렸지만, 14일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소비자들이 까맣게 몰랐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더구나 이들이 같은 시기에 일제히 가격을 비슷하게 인상한 점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료를 이렇게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올릴 것이 아니라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결정 및 공표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의 김창호 박사는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택시 요금도 공공재라는 이유로 각종 심의를 거쳐 인상 한달 전부터 대대적으로 공표한다"며 "금감원만 용인하면 아무리 불투명한 인상 과정도 괜찮다는 사고를 이제는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