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화그룹 비자금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김승연 회장은 셋째 아들의 술집 폭행 사건이 알려져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김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시내 모 호텔 술집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다 여종업원과 시비가 붙어 이를 말리던 종업원 2명의 뺨을 때리고 유리창을 깨는 등 행패를 부린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술집과 얽힌 악재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김 회장은 지난 2007년 차남 김동원 씨가 강남구 청담동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가 같은 장소에서 술을 마시던 북창동 클럽 종업원들과 시비가 붙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자,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보복 폭행에 나섰다.
뒤늦게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김 회장은 결국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및 사회봉사명령을 선고 받고 석방된 뼈아픈 사연이 있다. 김 회장은 이번 셋째 아들의 폭행사건에는 전혀 개입되지 않았지만 유례없이 강도 높은 검찰의 비자금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소식은 ‘회장’으로서도, ‘아버지’로 서도 기운 빠지게 하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한화그룹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한화는 최근 불과 한 달 새 ‘비자금 의혹 수사’, ‘그룹 경비용역업체 직원의 공무집행 방해 혐의 구속 사건’, 그리고 셋째 아들의 이번 폭행 사건까지 악재를 모두 겪고 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했다. 김승연 회장은 그룹 안팎만 살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변부터 재정비해야 할 때다. 그룹이 이 같은 위기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을 때, 자신도 그 안에 빠져 허우적대다가는 배도, 뱃사공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