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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기업인지 따지는 투자자 늘어나

대한상공회의소가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와 함께 8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업의 사회적책임과 사회책임투자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심포지움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레온 카미(Leon Kamhi) 영국 헤르메스 펀드 부대표는 “최근 기업의 녹색경영, 사회공헌 등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에 대한 평가로 투자를 결정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면서 “한국도 이런 추세를 주목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책임투자 펀드 운용의 권위자이기도 한 그는 이어 “사회책임투자란 말 자체가 사회적책임을 수행하는 기업들에게 투자를 통해 더 많은 사업의 기회를 주는 것”이라면서 “한국의 기업과 기관들이 사회책임투자 펀드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한국 내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려는 기업들이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도 격려사를 통해 “녹색성장과 기업의 사회적책임이 G20 비즈니스 서밋 의제에 포함되는 등 지금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움직임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올해 말 사회적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인 ISO26000이 출범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아직 그 중요성을 충분히 모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승한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회장(홈플러스그룹 회장) 역시 개회사에서 “세계적으로 사회책임투자의 이름으로 운용되는 자산규모는 9천조 원에 이른다”며 “국내 기업과 투자자들도 더 이상 수동적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는 국내기업들의 녹색성장 전략과 사회적책임활동이 소개됐다.

허준영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UNGC의 4대 영역인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를 전략적으로 실천 중”이라며 “이를 위해 여성·장애인인력을 법정의무비율보다 늘리고 태양광 역사·하이브리드열차 개발 등을 위한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경훈 포스코 상무는 “철강산업의 윤리경영이란 곧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생산공정에 소요되는 에너지 98%, 자원 99%, 용수 98%를 재활용하고 있다”며 “중소공급사 등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그린 공급망(Green SCM)' 구축과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는 ’녹색구매‘를 실천 중”이라고 밝혔다.

설도원 홈플러스그룹 전무는 “존경받는 기업의 조건인 ‘성장’과 ‘사회기여’라는 두 가지 얼굴을 하나의 큰 가치로 만들겠다는 이른바 ‘큰바위얼굴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2020년까지 CO2 배출량 50% 감축을 목표로 태양광·풍력활용 친환경 점포 조성, 에너지절감형 물류시스템 구축, PB상품 탄소라벨링제도 도입 등 녹색경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생협력에 대한 중요성도 다시 한 번 설파됐는데, 박태진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협력업체를 포함한 사슬구조의 경쟁력이 지속가능성을 판가름하는 중요 요소”라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크레딧제도의 도입 등 대중소 상생과 협력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피터 브루(Peter Brew) 국제비즈니스포럼(IBLF) 아태지역 소장은 아시아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동향과 인권경영 추진방향에 대해,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와 그 발전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오늘 행사가 G20 비지니스 서밋의 의제이기도 한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국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더욱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