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시간) 공개된 미국 FOMC 회의록의 경기부양 정책 핵심은 FRB의 실질금리하락에 있다. 현재 명목금리가 제로수준인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 실질 금리는 상승해 총수요를 위축시키게 돼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FRB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여 실질 금리를 낮춰 총수요를 부양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조치로 유동성이 더욱 확대되면서 국내증시에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美 양적완화, 위험자산 주식시장 부양
인플레이션 억제를 목표로 하는 FRB가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것은 현재 미국 경제가 일본과 같은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과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여 침체를 보이는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자산버블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인플레이션을 높일 경우 명목부채의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개인들의 소비여력을 높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달러화의 자연스러운 하락을 유도해 환율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FRB는 시장에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을 사지 말고 위험자산을 사라는 강한 신호를 주고 있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조치와 인플레이션의 유발정책은 국채를 매입해 채권수익률을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오히려 높여 실질금리를 하락시킴으로써 국채에서 얻을 수 있는 실질 수익률을 크게 낮추겠다는 의미"라며 "이는 채권시장의 매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재차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버블을 용인하겠다는 FRB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강한 유동성 장세 진행
이러한 FRB의 양적완화 정책이 구체화될 경우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의 이번정책은 결국 유사한 환경에 놓여 있는 일본과 유럽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예상보다 강한 유동성 장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조 연구원은 "이번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을 기회로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이 필요한 상황인데 IT, 원자재 및 자산주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며 "IT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약화되고 있지만 최근 기관들의 비중이 현저히 낮다는 점과 본격적인 쇼핑시즌에 돌입함에 따라 IT 업종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용인할 경우 원자재 및 자산주의 매력도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