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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증권거래 수수료, 돈이 새고 있다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한국거래소는 공공기관으로서 부적절한 면에 대해 질타 받았다. 낙하산인사와 방만한 재정지출 등 전형적인 공공기관 부정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임금 평균이 1억원이 넘는‘신의 직장’으로 유명하다. 한 치의 오차도용납해서는 안 되는 자금 거래를 담당하는 만큼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고 이에 걸맞은 대우를 해 주는 것이야 문제될 것 없지만 업무 평가를 보면 유능한 인재들이 대우에 걸맞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한국거래소는 기획재정부 경영평가단이 발표한 ‘상임감사 직무수행실적평가’에서 평가등급 D등급을 받아 대한지적공사와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함께 유일한 D등급 기관으로 꼽혔다.

특히 감사 및 감사부서의 전문성·독립성·윤리성 확보, 내부감사제도 개선, 외부감사 대응의 적정성 및 외부감사결과 관리, 투명·윤리경영 등 자금 거래 역할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문에서 D등급을 받았다. 상임감사 직무수행 문제는 다시 낙하산 인사 문제와도 얽혀 있다. 지난 4월5일 취임한 김덕수 거래소 상임감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 출신에다 전직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 출신이다.

또한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출마와 대선캠프에도 함께 하면서 최측근으로 손꼽히는 인사다. 증권시장이나 감사업무와 무관한 공무원 출신이지만 김 상임감사는 대통령 최측근에 걸맞게 극진한 대우를 받고 있다. 단적인 예로 김 상임감사의 관사는 160.6㎡ 면적으로 이는 김봉수 이사장보다 더 큰 관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권 실세를 극진히 대접하는 데뿐만 아니라 고급차를 운용하는 데서도 돈이 새고있다. 한국거래소가 보유한 업무용 차량은단 2대를 제외하고 모두 고급 대형 승용차였다. 업무용 차량 월 임차료는 4060만원,연간 임차료는 4억8700만원으로 추산된다.

한국거래소의 국민들이 증권거래 시 부과하는 수수료를 재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공공기관이기에 이 돈을 마음대로 쓸 권리는 없다. 정권실세를 극진히 대접하는 데 써서도 안 되고, ‘신의 직장’을 만드는 데 써서도 안된다. 더욱이 쓸데없이 고급스러운 차의 기름 값으로 써서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