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선물시장은 현물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됐다. 이는 신용잔고가 증가한 점을 노린 외국인의 2차 순매도 공세 가능성이 남아있고, 베이시스(선물가-현물가) 하락을 막아왔던 국가기관의 프로그램 순매도 여력이 감소해 베이시스가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잔고 증가, 투기세력 선물매도
지난 주초 외국인 선물 순매도가 베이시스 악화를 이끌며 대규모 프로그램 순매도를 촉발했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선물 순매도의 원인 중 하나는 신용잔고 증가를 노린 투기세력의 순매도로 판단된다"며 "신용잔고는 보통 1개월 미만의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개인자금이 유입되는 경우가 많아 선물세력이 이를 이용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에도 투기세력의 선물 순매도가 다시 한번 출회할 가능성 있다. 지난주 지수조정에도 불구하고 신용잔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10월 들어 2614억원 규모의 신용잔고가 증가했다"며 "9월까지 완만했던 신용잔고 증가에 가속도가 붙으며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은 언제든 시장의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매수 중 일부 헤지펀드의 숏커버링
프로그램 수급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크게 하락하지 않았던 이유는 다른 요인의 수급개선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외국인 공매도 물량의 숏커버링(환매수) 유입이 그 중 하나다. 지난주 외국인의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는 872억원에 불과했지만, 전체 KOSPI 순매수 규모는 6350억원이었다. 약 5500억원으로 개별종목을 순매수한 셈이다.
김 연구원은 "대차잔고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지난주 외국인 순매수 중 일부가 헤지펀드의 숏커버링이라고 보여진다"며 "대차잔고 거래의 80~90%를 외국인이 차지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10~11월 결산을 앞둔 헤지펀드가 대차잔고를 청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국가기관 매도 물량 소진, 베이시스 하락 가능성
베이시스가 소규모의 선물 순매도에도 하락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베이시스 하락을 저지했던 국가기관의 순매도 물량이 대부분 소진됐기 때문이다. 지난주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 공세에도 불구하고 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선물·현물 가격 역전현상)으로 진입하지 않았던 것은 거래세부담이 없는 국가기관이 그 원인이다. 이들은 0.0~0.5P의 베이시스에서 프로그램 순매도(선물 매수, 현물 매도) 주문을 내면서 베이시스의 하락을 막아왔다.
김 연구원은 "지난주 국가기관의 차익거래물량이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베이시스 하락을 저지했던 안전판이 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