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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양적완화, 대규모 유동성 공급 없을 듯

경주 G20 재무장관회담의 결과에 대해 시장은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11월초 미 연준의 양적완화규모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시장은 골드만삭스가 언급한 1조~2조달러 규모를 기대하고 있지만 여러 정황상 일시에 대규모 유동성이 풀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측된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 오히려 부작용이 커
현재 시장의 관심은 다음달 3일 예정된 FOMC 전후로 얼마만큼의 유동성 공급이 결정될지에 쏠려있다. 그러나 가장 유력한 양적완화조치는 일시적인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아닌 단계적인 유동성 공급 안이다.
21일 연방자문위원회는 매달 1천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채권매입과 같은 상환매입을 통해 공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제임스 불라드 연준의장도 이와 같은 방식의 유동성 공급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나중혁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연준이 현재 시장의 기대에 대해 앞장서 진화에 나서지 않는 것은 중간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연준으로서는 양적완화조치 발표가 중간선거 이후에 있기 때문에 부담감도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 연준은 사실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대해 망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선 8월 들어 지표상으로 확인된 미국 경제가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필요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 예로 9월 미 기존주택판매가 시장예상치을 상회한 전월대비 10.0% 증가하며, 9월 7.3% 증가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또한 이미 시장에 풀려있는 유동성 규모도 과거 침체기와 비교해 적지 않은 수준이다. 나 선임연구원은 "현재 풀려있는 유동성은 대략 2조3천억달러로 추산되는데 이는 과거 미국의 두 번의 침체기 때와 비교해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달러약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출경쟁력과 서비스지수에서 충분히 유리한 상황에 있다. 이미 달러는 세계통화 대비 10% 절상됐으며 이는 미국의 제품경쟁력이 10% 증가한 것과 같다.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시장의 관심이 양적완화에 너무 쏠려있고, 이 같은 상황이 달러약세를 지속시키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달러약세 정책은 실시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양적완화가 현재 가장 유력한 방안인 단계적인 유동성 공급방식으로 취해진다면 주식시장은 실망감으로 단기에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과거 사례로 봤을 때 막상 대규모 유동성 공급은 경제여건이 그만큼 좋지 못하다는 의미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즉 대규모 유동성 공급은 단기적으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겠지만 반짝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나 선임연구원은 "양적완화의 규모를 한정짓지 말고 단계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며 추이를 지켜보는 방식이 현재로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오히려 현재 상황에서 필요치 않은 양적완화에 대해 연준이 언급한 것은 또 한 번의 정책실수를 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연 기자 khyun@jk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