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16일 "26일 전에 외환은행과 우리금융지주 중에서 양자택일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외신에서 보도한 대로)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논바인딩((Non-binding;구속력 없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현재 실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여러가지 대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고 외환은행 인수도 검토를 해오다 최근 구체화한 것"이라며 "외환은행과 우리금융 둘 중에서 한 곳을 인수할 것이며 내주 중에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 추진을 결정하게 된 것은 상업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외환은행은 국내에서 외환업무의 40%를 점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들의 가치가 높고 스태프들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구나 수출 주력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기업금융을 주력적으로 해오고 있는 외환은행을 외국계 금융회사에 맡기는 게 과연 좋은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론 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외국계가 사는 것은 괜찮고 국내 금융회사는 안 된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회장은 인수자금 규모와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시중은행 업계 4위인 하나금융(200조원)이 외환은행(116조원)을 인수할 경우, 사실상 우리금융(332조3000억원), KB금융(329조7000억원)에 이어 업계 3위로 발돋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