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재수 기자] 올 한해 미국 경제는 대공황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왔다.
기업들은 설비와 IT 등에 투자를 늘리고 재고량을 증가시켰다. 소비자 지출 역시 긍정적인 수준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DP 성장률은 2009년 4분기 6년내 최고치인 5.7%를 기록했고, 경기전망에 긍정적인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하지만, 유럽의 재정위기는 경기회복세 제동을 걸었다. 이에 미국정부가 재정지출을 줄이겠다는 결정은 경기회복에 신뢰감을 보였던 이들에게 불안감을 심겼다. 때문에 더블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와 같은 우려 속에도 최근 지표는 내년 경기전망을 밝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내년 미국 경제는 회복세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2011년 미국경제가 긍정적인 이유로 다음의 4가지를 들었다.
◆ 근로시간 증가 = 지난 11월 농업을 제외한 민간영역 근로자의 평균 근무시간은 전년동기 33.9시간에 비해 다소 증가한 34.3시간으로 집계됐다. 근로시간의 증가에 주목하는 이유는 경기침체가 시작됐던 2007년 12월부터 2009년 7월까지 근로시간이 현격한 감소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직원을 해고하거나 신규채용을 하는 대신 최소한의 근무시간으로 재무 효율성을 재고해왔다.
◆ 기업 투자·지출 증가 = 올해는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컴퓨터나 통신기기 등의 설비 구매를 늘렸다. 설비자산구매예약 상황이 10월 3.6% 감소한 후 11월 2.6% 반등했다. 이는 기업들이 생산에 쓰이는 설비자산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힌다.
◆ 통화 공급·유통 안정세 = 여행자수표, 저축, 외환 등과 같은 통화공급이 지난해에 비해 2% 증가했다. 기업에 의한 대량의 증가세는 아니지만, 민간영역에서 이를 끌어올려 실물경제에서 통화의 유통이 활발해졌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돈의 거래가 증가하면 금융이 필요해지고 활발한 통화의 순환이 이뤄지는 것은 미국 경제회복에 반드시 필요한 요건이기 때문이다.
◆ 뉴욕증시 건재 = 증시가 연일 상승곡선을 그렸다. S&P 500지수는 지난주 2008년 9월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월가의 대형은행 소속 스트래티지스트 12명을 대상으로 한 예측에 따르면 2011년말에는 S&P지수가 1,374로 오르며 금일대비 9% 가량 증가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2억 달러 이하의 공모만 있었던 데 비해 내년에는 수십억 달러 수준의 공모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미국민들이 느끼는 경기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실업률이 9%대의 높은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주택시장 역시 어려움이 거듭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재고물량에 따라 15~30%까지 더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