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재수 기자] 필드에서는 거친 몸싸움이 이어지고, 관중석의 환호성이 커지며 경기의 열기가 더해갈수록 TV중계 '광고'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미국 내에서만도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전국 미식축구 챔피온 결정전 중계방송 광고는 1초에 10만달러가 넘는 최고가 광고판이다.
최근 경기침체로 광고가 부진했지만 올해는 일찌감치 광고가 동나는 등 미국 경기회복의 조심이 수퍼보울 광고수주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자동차 업계는 2009년 5개, 2010년 6개의 광고부진을 깨고 올해는 9개 기업이 광고를 내보내며 부활을 알렸다. 특히 미국의 빅3 크라이슬러는 '최고의 광고'라는 타이틀을 따내며 수퍼보울 우승컵의 주인공 '그린베이 팩커스'와 함께 승리의 영광을 누렸다.
지난해 완전히 부활한 제너럴모터스(GM)는 3년만에 수퍼보울 광고에 복귀했고, 독일의 명차 메르세데스-벤츠가 창사 125주년을 기념해 처음으로 수퍼보울에 광고를 내보냈다. BMW도 오랫만에 미국 시청자들 앞에 광고를 선보였고, 현대차는 2008년부터 광고를 시작해 올해도 3개의 자리를 확보했고, 기아차는 1분간 옵티마(국내명 K5)를 차지하려는 치열한 전쟁을 전세계 풋볼팬들 앞에 소개했다.
◇ 크라이슬러, 미국의 자존심 '디트로이트' = 미국 언론들은 크라이슬러가 2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의 광고를 실어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렸다며 '최고의 효과'를 보인 광고로 평가했다.
크라이슬러는 경기침체 직후 미국 최고의 도시에서 '지옥'으로 추락한 디트로이트를 보여주며 점차 활기로운 도시의 모습을 조명했다.
디트로이트 출신의 미국 최정상 랩퍼 에미넴(Eminem)이 크라이슬러 200을 운전하여 시내를 가로질러 도착한 공연장에는 가스펠 합창단이 노래하고 있고, 에미넴의 자전적 영화 '8 mile'에 수록되어 아카데미 주제가 상을 받았던 'Lose Yourself'가 흘러나오며 에미넴은 시청자들에게 "우리가 일궈낸 우리의 자동차 도시"라고 말한다.
광고 말미에 디트로이트에서 만들어진 '크라이슬러'라는 카피를 삽입하여 크라이슬러가 곧 미국의 자존심임을 강조했다.
이 광고는 전문가들로부터 짧은 시간을 이용해 최고의 효과를 거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고, 시청자들 역시 에미넴 트위터와 각종 쇼셜미디어에 호평을 쏟아냈다.
◇ 현대차, 광고로 소비자 도발 = 현대차는 소형차(컴팩트카)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내세운 광고를 내보냈다.
엘란트라 광고에서 현대차는 '소형차가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인식이 제조사들이 소형차의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라며 소형차에 더 많은 것을 기대하라고 요구했다. 휘발유 1갤런으로 40마일을 달리는 연비와 넓은 실내공간 등을 강조하며 소형차 이상의 소형차 '엘란트라'를 강조했다.
◇ 기아차, 누구나 탐내는 차 '옵티마' = 기아차는 옵티마를 차지하려고 하는 시대와 문명를 막론한 전쟁을 1분간 웅장한 연출로 표현했다. USA투데이의 애드미터(Ad Meter)에서 기아차의 광고는 총 61개 광고에서 39위를 차지하는 선전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