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브라질 고속철(TAV) 사업이 두 차례나 입찰이 연기되고 한 차례는 유찰되는 등 어려움을 겪자 브라질 정부가 입찰 조건과 방식을 변경하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대형 건설사들이 컨소시엄 참여를 타진하는 등 고속철(TAV) 사업에 관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고속철 사업 발주처인 브라질 연방정부 산하 육상교통청(ANTT)과 컨소시엄 참여 문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입찰을 연기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11일 시행한 입찰에는 참여 업체가 한 곳도 없어 유찰이 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적극적이었던 입찰자들이 브라질 정부가 내세운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
이후 ANTT는 입찰을 고속철 기술과 오퍼레이터, 노선 운영, 선로와 역사 건설공사 등 부문으로 나눠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ANTT는 고속철 기술 입찰에 한국과 독일, 프랑스, 캐나다, 중국, 일본 등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공사 입찰에는 오데브레시(Odebrecht), 카마르고 코헤아(Camargo Correa), 안드라데 구티에헤스(Andrade Gutierrez), 케이로즈 갈바웅(Queiroz Galvao), OAS 등 브라질 5대 건설사의 참여가 관건이다.
건설사들이 요구해온 대로 고속철 건설 사업비 가운데 브라질 정부의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정부가 책정한 공식 사업비는 380억 헤알(약 25조5천억원)이지만, 업계는 450억~550억 헤알(약 30조2천억~36조9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고속철 사업 금융지원을 담당할 국영개발은행(BNDES)을 통해 사업비를 재산출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ANTT는 오는 9월 중에 개최하는 공청회를 거쳐 10월 말까지 새로운 입찰 안내서를 작성하고 내년 2월부터 다시 입찰을 시행할 계획이다. 건설공사는 내년 말 입찰을 거쳐 2013년 초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 고속철은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캄피나스를 잇는 511㎞ 구간에 건설될 예정이다. ANTT는 2018년 중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일부 구간은 2016년 리우 하계올림픽 개최에 맞춰 개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