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SK그룹의 자원개발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상반기 자원개발 매출이 1조원에 다가섰다. 작년 한 해 동안 총 매출이 1조 7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6개월만에 작년 한 해 만큼의 매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로 인해 자원개발 사업이 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하고 있다.
15일 SK그룹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가 올 상반기 자원개발에서 올린 매출은 9천430억원에 달해 반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룹 자원개발 사업의 양대 축인 SK이노베이션은 해외 석유개발에서 5천2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SK네트웍스는 석탄, 철광석, 구리 등 광물개발에서 4천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SK그룹의 자원개발 사업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작년 한 해 동안 SK그룹은 자원개발에서 1조7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처음으로 연간 자원개발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 1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지난 해의 두 배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자원개발 매출이 처음으로 1천억원을 넘어섰음을 감안하면, 8년 만에 20배의 매출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또 올 상반기 자원개발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3천315억원이며, 영업이익률은 35%에 달한다. 자원개발 사업을 통해서 알짜배기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SK그룹이 자원개발에서 '퀀텀 점프(Quantum Jump)'에 성공한 것은 최태원 회장이 고(故) 최종현 회장이 시작한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매년 자원개발에 아낌 없이 과감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룹의 자체 평가다. SK그룹은 2005년 자원개발에 1천300억원을 투자한 이후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 작년에는 1조3천억원을 투자해 처음으로 1조원 투자 시대를 열었고, 올해에는 사상 최대인 1조7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없이는 이런 통큰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글로벌 자원 영토를 확대하기 위해 해외자원 경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1∼2월에 브라질과 호주를 잇달아 방문해 철광석, 석탄 광산 등을 둘러보며 자원개발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특히 호주에서는 지하 400m의 석탄 광구에 직접 들어가 현장을 체험하기도 했다. 4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오지로 불리는 칼리만탄 섬의 SK네트웍스 고무농장을 찾아 묘목장과 조림지를 살펴보며 사업 확대 가능성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올 상반기에 브라질, 호주, 중동, 인도네시아 등 자원국가를 직접 찾아갈 만큼 자원경영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경영진의 열정과 통 큰 투자로 그룹의 자원개발 사업은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