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미국의 7월 산업 생산이 자동차 부문의 성장에 힘 입어 예상을 훨씬 웃도는 증가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7월의 주택 착공도 예상보다 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 미 경제가 더블딥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6일 7월 산업 생산이 지난 달보다 0.9% 증가해 7개월 사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 증가폭 0.4%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 0.5%도 모두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제조업은 자동차 쪽이 5.2% 증가한 데 크게 힘입어 7월에 0.6% 상승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제조업 생산도 7월에 0.3%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무디스 애널리스틱스의 라이언 스위트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산업 생산이 이처럼 예상 외의 호조를 보인 것은 붐까지는 아닐지 모르지만 경제가 서서히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따라서 "더블딥으로 향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가 밝힌 주택 착공 실적도 7월에 마이너스 1.5%로 연율 기준 60만4천채를 기록함으로써 예상보다 감소폭이 적었다.
주택 건설 투자도 지난 2분기 연율 기준 3.8% 증가한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소비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마트의 미국 할인 체인 매출은 지난 2분기 0.9% 하락해 9분기 연속 감소했다. 월마트의 마이크 듀크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 씀씀이가 크게 줄었다"면서 "유명 브랜드보다는 값싼 제품을 찾고 한번에 사는 규모도 줄이는 것이 대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침체(Great Recession)의 늪에서 헤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짐들이 있다"면서 "제조 라인이 이처럼 활발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우리가 파국의 문턱에 서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