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 등급을 전격적으로 강등한지 11일이 지난 지금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실수"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라고 블룸버그가 1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S&P가 지난 5일 미국의 등급을 1917년 이후 처음으로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한 후 미국 유통시장 금리의 기준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올해 기록인 3.77%에서 2.03%까지 낮아졌으며, 채권시장에서 소화된 미 국채도 8월에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월기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채권 시세가 뛰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달러 가치 변동도 S&P 결정에 문제가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달러가 지난주 주요 16개 통화 가운데 14개에 대해 상승했으며, 미 국채 투자 운용 수익률도 이달 들어 2.27%로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국채 운용 수익률인 평균 1.35%를 크게 웃돈 것으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가 분석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또 S&P 외 또 다른 주요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의 경우, S&P의 강등 이후에도 미국의 등급을 최고 수준으로 그대로 유지하는 대조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시카고 소재 노이버거 베르만 픽스드 인컴의 투자 등급 채권 담당자 앤드루 존슨은 블룸버그에 "시장은 미 국채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고 표현하면서 "최소한 현재 상황에서라도 미 국채가 여전히 안전 자산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 커네티컷주 스탬퍼드 소재 RBS 증권의 거시 여신 전략 책임자 에드워드 마리난은 블룸버그에 "시장의 판단은 'S&P가 틀렸다'는 것"이라면서 "미 국채는 여전히 위험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 연구소의 의회 문제 연구원 토머스 만은 "그들(S&P)이 정치적 애널리스트가 됐다는 점이 진정 기상천외하다"면서 "이들 3대 신용평가회사 가운데 어느 하나도 정치 분야의 노하우와 이해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S&P 정치 문제를 언급하며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크레디사이트의 레이놀즈는 "S&P가 이처럼 정치적으로 평가하면서 정작 중요한 투자자의 견해는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두가지 분명한 점은 시장이 S&P보다 현명하다는 것과 미국이 결코 디폴트(채무 불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