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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투자자들, "유럽 경제 암울하다" 전망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럽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2009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가 7천180억달러(770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 244명을 대상으로 이달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유럽 재정위기가 시작된 2009년 3월 이후 가장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과 관련해 지난 7월 조사에서는 펀드매니저들의 부정적인 전망이 22%에 그쳤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71%로 급등했다.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되는 금값에 대한 견해 역시 '과대평가됐다'는 대답이 7월 조사(17%) 때보다 크게 높아진 43%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펀드매니저들이 앞으로 독일을 비롯한 유럽 경제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방어적인 입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설문조사 보고서를 작성한 메릴린치의 게리 베이커는 "방어적인 입장은 거시경제지표가 향상되더라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응답자 대다수는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즈의 이코노미스트 프랑수아 카바우는 "이번 조사에 반영된 금리 전망은 8월 조사결과로는 이례적"이라면서 "미국의 부채상한 문제와 이탈리아의 경제위기 등을 계기로 투자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매코운 이코노미스트는 "조사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유럽 경제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면서 "소비자들 역시 매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