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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폴리 사실상 함락... 카다피정권 붕괴 초읽기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트리폴리가 반군에 의해 사실상 함락, 42년간 리비아를 철권통치해온 무아마르 카다피(69) 정권의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AP·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어작전(Operation Mermaid. 혹은 '인어의 새벽 작전(Operation Mermaid Dawn))'이란 이름의 입체작전으로 트리폴리 입성에 성공한 반군은 22일 오전(현지시각)부터 카다피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 주변에서 카다피 친위부대와 치열한 전투를 벌인 결과, 요새로부터 불과 500m 떨어진 곳까지 진격하는데 성공했다.

반군 관계자는 "15시간 안에" 수도 트리폴리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군 대변인인 아메드 바니 대령에 따르면 트리폴리 내 다른 지역에서는 카다피 지지자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반군에 투항하고 있으며 반군들은 트리폴리의 95%를 장악했다.

카다피는 여전히 결사항전의 의지를 밝히면서 투항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지만 그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카다피 아들들은 대부분 반군에 생포되거나 투항했다. 반군 측은 트리폴리 외곽 전투를 통해 카다피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과 3남인 알-사디를 생포했다고 전했다.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은 카다피 차남의 생포 사실을 밝혔고 국제형사재판소(ICC)도 그의 생포소식을 확인함으로써 반군이 카다피 후계자 후보 1순위였던 그의 신병을 확보했음이 사실로 드러났다.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카다피 정권이 사실상 붕괴되었다고 보고 '포스트 카다피' 대책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은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휴가지 마서스 비니어드섬에서 성명을 통해 "오늘 밤, 카다피 정권에 대항하는 힘이 정점에 달했다"면서 "트리폴리는 독재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에 "이 중요하고 역사적인 시기에 리비아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이양작업을 통해 국가를 이끄는 리더십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우리는 리비아 국민을 보호하고 민주주의로의 평화적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동맹국들, 국제사회의 파트너들과 함께 계속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22일 리비아가 새 정부를 구성하는 일을 적극 도울 것이라면서 `카다피 이후 체제'를 지원할 다양한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의 대변인 미카엘 만은 기자들에게 EU는 카다피가 물러난 이후 리비아 체제와 관련한 여러 방안들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리비아의 향후 체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제 사회의 관련국들이 고위급 회의를 내주 중에라도 개최하자고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