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미국 기업들이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 최근 수주 동안 계속된 폭락장에서 자사주를 집중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 상장기업의 자사주 매수-매도 비율(매수액/매도액)은 1.7로,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지난 2009년 3월(1.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는 통상적으로 기업의 자사주 거래가 `매도 우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의 경기상황을 일반 투자자들보다 덜 비관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것은 향후 증시 상승장을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시간대 니자트 세이헌 교수는 "기업에 자사주를 집중 매입한다는 것은 바닥 탈출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지난 1987년 증시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었다"고 말했다.
일반 투자자나 애널리스트에 비해 기업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경영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는 것은 최근 증시가 객관적인 수치나 미래 기업가치보다는 심리적 공포감의 영향을 지나치게 받았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시카고 소재 메서로 파이낸셜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매수에 집중 나서고 있다는 것은 기업들이 `미국이 최소한 이중침체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