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럽은행의 달러 차입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어 지난 2008년식 금융 위기가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22일(현지시간) 뉴욕발로 유럽은행의 달러 자금 차입 부담이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이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는 미국 자금시장에서 유럽 채무 위기를 우려해 이들 은행에 대한 자금 공여를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기 때문임이라고 지적했다
미 자금시장이 유럽은행에 대한 `익스포저(exposure), 즉 유럽은행에 연관된 자금의 절대적 규모를 줄인 것은 물론 공여 기간도 갈수록 초단기화함으로써 유럽 채무 위기에 대한 공포가 가라앉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미국의 10대 머니마켓펀드(MMF)가 유럽은행에 대한 익스포저를 7월에 추가로 9% 줄인 것은 물론 자금공여 기간도 더 단축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피치는 유럽은행 가운데 영국, 프랑스 및 네덜란드가 가장 CD 노출이 많았다면서 CD 만기가 줄어드는 추세도 완연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 자금시장의 프랑스 은행 익스포저 비율은 이들 3국 가운데 가장 높은 14.1%로 집계됐다.
프랑스 은행 CD의 경우 만기가 최장 일주일까지인 것이 7월말 현재 전체의 20%를 넘어 한달 전에 비해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최소한 61일 이상 만기분의 경우 지난 6월말 전체의 절반 이상이던 것이 7월말에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비교됐다.
AFP는 이와 관련해 리먼 사태 때 MMF의 주당 순자산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이른바 '브로크 더 벅'(broke the buck) 상황이 초래됐음을 상기시키면서 일각에서 이런 파국이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