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로 뛰고 있는 가운데 금값이 온스당 1900달러에 육박하면서 금 상장지수펀드(ETF)가 자산 규모에서 주식 ETF를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위해 주식보다 금을 선택한 것이다.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J)에 따르면 미국 투자기관 스테이트 스트리트 산하 글로벌 어드바이저스는 세계 최대 금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 자산 규모가 지난 19일 현재 76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대 주식 ETF인 SPDR S&P 500 ETF 트러스트의 744억달러를 추월한 것으로, 금 ETF 자산이 주식 ETF를 앞선 것은 처음이다.
22일에도 주가는 계속 올라 SPDR 골드 트러스트 자산 규모는 775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달동안 SPDR골드트러스트에 순유입된 자금은 15억 달러인 반면, S&P500 ETF에서는 7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금값은 16% 치솟았고, S&P500지수는 12% 가까이 하락했다. 금융위기 속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이같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
글로벌 어드바이저스는 "S&P 500 ETF가 지난 1993년 조성된 후 지금까지 자산 규모에서 1위를 고수해왔지만 증시 약세 속에 올 초에 비해 56% 위축됐다"고 밝혔다.
반면 2004년 세계금위원회(WGC)가 출범시킨 골드 트러스트는 금값이 11년째 올랐을 뿐만 아니라 올 들어서만도 무려 34% 급등한 데 힘입어 이처럼 자산 규모가 급증했다.
금융불안이 계속되고 이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金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가 앞으로 점점 더 주식 ETF인 S&P500 ETF과의 격차를 벌려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