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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천억달러 규모 엔고 대책 기금 창설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일본 정부가 역대 최고치를 넘나들고 있는 엔화 강세에 대처하기 위해 1천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창설하기로 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은 24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엔고에 대한 대책으로 1천억 달러의 기금을 만들어 기업의 인수합병(M&A), 자원 및 에너지의 확보와 개발,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00억달러는 해외기업 M&A에, 나머지 500억달러는 해외자원 개발에 사용된다.

기금 설치는 1년간의 한시적 조치로 정부의 외국환자금특별회계에서 자금을 끌어와 국제협력은행을 통해 기업에 공급하기로 했다. 일종의 국영 펀드다. 이는 정부 자금을 종자돈 삼아 민간부문의 해외 투자를 촉진, 민간 기업의 자금이 해외로 나가도록 함으로써 엔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겠다는 의도다. 이는 일본 정부가 그동안 엔고 저지를 위해 엔화 매도와 달러 매입을 통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일본은 7월 무역수지 흑자액이 725억엔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0.8%나 감소했다. 엔고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수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를 통해 엔고를 저지, 수출을 회복하고 최악의 수준인 일본 재정의 상태를 개선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정부는 외환시장에 대한 감시도 강화해 다음달 말까지 주요 금융기관으로부터 외환 보유액을 보고받는 방식으로 투기적 엔화 매수를 차단하기로 했다.

노다 재무상은 "일방적인 엔고의 흐름이 시정되기를 기대한다"면서 "향후 필요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