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리먼 브라더스 전 임원진들이 9000만달러를 주주들에게 내놓고 화해 절차를 통해 소송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주주들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한 리먼 브러더스 전(前) 임원진이 9천만 달러(한화 약 977억원)에 소송 화해하기로 했다.
FT는 리먼의 딕 풀드 전 최고경영자(CEO)와 전직 임원 13명이, 지난 2008년 리먼이 파산 신청하기 전까지 회사의 경영상태를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주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이같이 합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문은 소송을 당한 임원들이 파산법원 측에 소송 화해금을 보험 범위에 포함해달라고 별도 신청을 했기 때문에 이들이 사비를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이 화해금을 마련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리먼은 2007년 손실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2억5000만달러 규모의 보험기금을 조성한 바 있다. 하지만 보험기금 사용을 위해서는 파산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한 심리는 내달 14일 파산법원에서 열린다.
이와 관련 FT는 리먼의 보험사들은 이미 화해금을 보험 범위에 포함하는 데 동의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FT는 그러나 소송 화해가 이뤄지더라도 금융감독 당국이 리먼에 대해 진행하는 조사 활동까지 중단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현재 미 금융감독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08년 9월 리먼이 파산할 당시 500억 달러의 부채를 축소·은폐하기 위해 분식회계 기법을 동원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