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중국건설은행 보유 지분의 절반 이상을 매각해 약 100억달러(약 10조8천2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각)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BoA는 아시아·중동 국부펀드들과 사모펀드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주식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고, 다음주 초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2명이 밝혔다.
이 신문은 BoA는 자사가 보유한 중국건설은행 지분 약 10% 중 최소 절반 이상을 매각할 계획이며, 가격만 맞으면 그 이상 매각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현재 BoA가 갖고 있는 CCB 지분의 가치는 170억달러 안팎이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BoA는 자본 상태를 금융기관 국제기준 '바젤 Ⅲ'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젤Ⅲ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기본자본비율을 6% 이상 유지하도록 하는 등 은행들의 재정안정성 기준을 강화했다.
BoA는 지난 6월 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상품으로 손실을 본 기관 투자자들에게 85억달러에 달하는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지난 2분기 순손실이 88억300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한 때 JP모건에 매각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았고, 심각할 경우 2008년 금융위기를 일으킨 리먼 브라더스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최근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주가가 폭락한 BoA에 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해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BoA는 50억달러 투자 유치와 함께 이번 매각에 성공할 경우 자금 사정에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