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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3년째 1조 달러 적자...'빚의 악순환'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미 재무부가 13일(현지시간) 미국의 8월 재정적자가 1천342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905억달러에 비해 적자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1회계연도(2010년 10월∼2011년 9월)의 11개월간 누적 적자액은 1조2천340억달러로 집계됐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런 추세라면 2011회계연도의 총 재정적자가 1조2천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0회계연도의 재정적자 1조2천930억달러보다는 적자 규모가 축소된 것이지만, 2009회계연도의 1조4천100억달러 적자에 이어 3년 연속 적자액이 1조달러를 돌파하게 된다.

현재 연방정부의 지출항목 가운데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항목은 국채에 대한 이자지급액으로, 2011회계연도의 11개월간 국채이자로 2천330억달러가 지급돼 전년 동기에 비해 15%나 늘었다. 미국의 재정상태가 빚이 늘면서 이자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다시 빚의 전체 규모가 커지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의회에 구성된 소위 `슈퍼위원회'가 향후 10년간 1조5천억달러의 지출 삭감 방안을 찾기 위해 이달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더글러스 엘먼도프 CBO 국장은 이날 `슈퍼위원회'의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금과 같은 재정적자 구조를 계속 지탱해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급증하는 부채이자로 인해 연방정부의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먼도프 국장은 "각종 연금과 의료비 지원 등 사회보장 지출을 줄이고 세수를 확대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를 택하거나 이 두가지 방법을 동시에 취하면서 재정적자를 대폭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폴 오닐 전 재무장관과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앨리스 리블린 전 CBO 국장 등 약 60명의 전직 재무부 고위관료와 재계인사들은 이날 `슈퍼위원회' 앞으로 보낸 공동 명의의 서한에서 "향후 10년간 1조5천억달러의 재정적자 감축으로는 재정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감축 목표를 대폭 늘려 과감하게 적자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공화 양당 소속의 의원 각 6명이 참여하는 `슈퍼위원회' 내부에서는 사회보장비 삭감보다는 세금인상에 주안점을 둔 민주당과 세금인상에 반대하며 재정지출 삭감을 주장하는 공화당측 의원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해법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