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그리스의 디폴트와 유로존 이탈에 대한 우려가 크게 줄어들게 됐다.
AFP 통신 등은 프랑스 대통령궁이 이날 오후 7시부터 1시간 가량 진행된 사르코지 대통령, 메르켈 총리,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 등이 참여한 화상회의가 끝난 후 내놓은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정상 간 화상회의는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고조되고 유로존 이탈 추측이 확산되는 가운데 열려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이날 "그리스의 미래가 유로존에 있을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며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할 가능성에 대해 완전히 배제하면서도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차기분 집행을 위한 전제조건인 그리스의 긴축 프로그램이 엄격하고 실질적으로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파판드레우 총리에게 상기시켰다.
이에 파판드레우 총리는 "그리스가 한 모든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는 데 단호한 입장"이라며 긴축 이행 의지를 두 정상에게 확인했다.
일리아스 모시아로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화상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파트너들에게 제시한 모든 약속들을 지키려는 우리의 의지가 단호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부동산 특별세 도입 등 지난 주말 발표한 추가 긴축 조치들은 올해와 내년 재정 적자 목표 달성을 확실히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날 회의에서 파판드레우 총리가 유로존·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계속 받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재정 적자 목표들을 지키겠다고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에게 굳게 약속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지난 10일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에서 한 연설에서 "그리스는 유로존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최우선순위는 나라를 부도 위험에서 구하는 것이며 올해 경기침체가 `중기 재정 계획'에서 전제로 삼은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의 전망치를 웃돌더라도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해 재정 목표들을 지킬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그리스는 이달말 또는 내달 초 예정된 유로존·국제통화기금 등의 구제금융 6차분(80억유로)을 지급받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되며, 이른바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 팀은 오는 19일께 그리스 긴축 이행에 대한 분기별 실사를 재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과 IMF 등은 이 실사팀의 평가보고서를 토대로 구제금융 6차분 집행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