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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구조적 금융위기 재현 경고 비밀문건 돌려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럽연합(EU)이 비밀문건을 통해 이번 주말에 소집되는 유로 재무회담 참석자들에게 역내 채무위기 전이에서 비롯되는 구조적 위기로 인해 금융 위기가 재발할 수 있음을 비밀리에 경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해당 문건을 입수해 14일 이같은 경고를 폭로했다. 특히 이번 경고는 무디스가 그리스 채권을 대거 보유한 프랑스 2-3위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과 크레디 아그리콜의 신용 등급을 강등한 것과 때를 같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로 재무회담에 이례적으로 참석하는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이날 "유로 강국들이 역내 대형 금융기관이 위험이 처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위있는 EU 산하 경제재정위원회(EFC)가 작성한 이 비밀 문건은 "유로권이 국가 및 은행 차입, 그리고 저성장의 악순환 위험에 처해있다"면서 "채권시장 압박이 증가하고 이번 여름에 은행 차입난도 심각해지면서 이것이 유로권으로 확산돼 위기가 구조적으로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문건은 따라서 "(유로권) 은행 재정을 보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로이터는 국제통화기금(IMF)도 앞서 유럽 은행의 자본 보강이 시급하다고 촉구한 점을 상기시켰다.

로이터는 프랑스 2-3대 은행의 등급이 강등되면서 프랑스 은행의 달러 차입 비용이 더욱 증가했다면서 3개월물 달러 리보 금리가 14일 0.34711%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프랑스 은행의 달러 차입 부담이 미국과 영국 및 다른 유로국들 대부분을 웃도는 상황이 됐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콘탄고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투자전략 책임자 페리 피아자는 로이터에 "(유로 은행의 차입과 관련한) 시장 판단은 '끝내기 게임 단계가 됐다'는 쪽"이라면서 "구조 조정을 통해 재정을 강화하든가 아니면 정부 지원으로 자본을 보강하든지의 양자택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티앙 노이어 프랑스 중앙은행장은 14일 프랑스 라디오 회견에서 "소시에테 제네랄과 크레디 아그리콜의 등급 강등이 오히려 "좋은 소식"이라면서 강등폭이 우려했던 것만큼 심각하지 않다"며 "어떤 프랑스 은행도 국유화되지 않을 것이며, 그런 아이디어는 기상천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