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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릭 세계은행 총재 "유로 위기, 이미 신흥권에 전이되기 시작"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19일(이하 현지시간) 유로 위기가 이미 신흥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졸릭은 이번주 워싱턴에서 잇따라 열리는 주요 20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장 회동과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 가을 연차총회를 앞두고 19일 가진 기자 브리핑에서 "8월 상황은 (유로 위기가) 신흥권으로 이미 전이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그는 "새롭고 더 커진 위험이 어렴풋이 보이고 있다"면서 "시장이 주저앉고 비즈니스 신뢰가 추락하면 이것이 개도권 투자와 소비도 위축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졸릭은 따라서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나타난 신뢰 추락이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권의 기업과 소비자에게도 (본격적으로) 전이되기 시작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향후 몇달 관련 지표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개도 및 신흥권이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회생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이들의 성장마저 둔화될 경우 가뜩이나 흔들리는 세계 경제가 더 주저앉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졸릭은 점증하는 경제적 압박이 보호주의 추세를 심화시킬 수 있음과 식품가 강세가 개도권에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하는 점도 우려했다.

그는 유로권이 위기를 타개할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유로권이 유동성 뿐 아니라 채무와 은행 안정성과 경쟁력까지 포함해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졸릭은 "유럽, 일본 및 미국이 그들의 난제를 어떻게 풀어가는지를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면서 "일부 선진국 관계자들은 이를 '우리 문제'라고 할지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졸릭은 지난 16일자 파이낸셜타임즈 회견에서도 "신흥국이 유로 사태 추이에 따라 수요와 신뢰가 심각하게 둔화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유로 위기가 이미 신흥권을 비롯해 외부에 갈수록 많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 충격으로 신흥권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면 그들도 부실채권 문제에 직면하기 시작할 것이기에 지금이 매우 민감한 시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