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0일 "유로존이 채무위기에도 불구하고 해체되지 않을 것이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들이 이미 취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피치의 국채 등급 평가 책임자인 데이빗 릴라이는 "유로존 해체 위험성에 대한 우려는 매우 과장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릴라이는 "피치는 유로존과 그 회원국들이 `과거(자국화폐)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시장에서 빚어진 유동성 위기가 불필요하게 '우발적(accidental)'인 국채 지급불능(디폴트) 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럽중앙은행(ECB)이 개입을 계속할 것이라는 믿음에 바탕해 국채 등급을 매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그리스 등 어려움에 처한 회원국이 유로존을 이탈할 경우, 이는 경제적으로도 `불합리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회원국들이 (그리스의) 탈퇴를 독려하고 수용하는 일 역시 불행한 전례를 만드는 일이자, 나머지 회원국들에 대한 신뢰도를 치명적으로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유로존 역내 경제와 재정 정책들을 감독ㆍ조정하는 기능의 확대를 지지한다"고 밝힌 그는 "정부와 채권자들에 대한 규율을 보장하고 최종적 제재 권한을 지닌, `질서 있는 국채 구조조정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유로존이 2013년 출범시킬 예정인 유로안정화기구(ESM)와 2013년 이후 발행될 국채들에 대한 공동 대응 규정 도입 등은 이런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조치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규모가 확대되고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의 차입이 허용되거나 운영상의 독립성이 확대되는 등 EFSF 기능의 유연성이 늘어나기 전까지는 ECB의 지속적인 국채 매입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릴라이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