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더블딥 우려가 제기될 정도의 심각한 경기 부진으로 인해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인 미국에 실업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닥친 심각한 불경기로 인해 졸지에 대량해고를 당해 실업자 신세가 됐던 악몽을 기억하고 있는 미국 근로자들은 요즘 다시 경기가 부진해지면서 하루 아침에 대량해고 사태라는 된서리를 맞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
실제로 제2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목되고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3만명을 해고할 계획이며, 이메일, SNS 등의 직격탄을 맞은 미 우정사업본부(USPS)가 근로자 12만명을 감원할 것을 요청했다는 소식 등은 요즘 부쩍 일자리 걱정을 많이 해온 미국 국민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미국의 신규 일자리 창출 규모는 '제로(0)'를 기록했다. 새로운 취업자들도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해고되거나 일을 그만둔 사람들도 똑같아서 새롭게 늘어난 일자리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경기가 나빠지자 2차 실업대란에 대한 공포는 이코노미스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서도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도 지난 8월의 신규 실업자 수는 작년 8월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주들은 신입사원을 가장 먼저 해고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새 직장을 잡기 전에 실업수당 등 사회안전망 혜택을 모두 소진해버린 경우가 많기 때문에 또 해고될 경우 생활이 크게 위협받게 된다.
미국의 평균 근로시간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4개월간은 줄거나 정체수준을 보였다. 이는 고용주들이 현재 직원들을 풀가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다음 단계에서는 해고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20일 미국에서는 정치권이 일자리 창출 법안에 대해 찬반 논란을 벌이고 있고 유럽은 재정위기로 인해 글로벌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사이에 더블딥(경기 회복 후 다시 침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