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카타르가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 파리바의 지분 인수를 협의중인 것으로 21일(이하 현지시간)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로이터는 이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BNP 파리바가 카타르와 접촉해 지분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면서 카타르측이 프랑스의 다른 은행들과도 접촉해왔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카타르가 프랑스의 여러 은행과 협상해왔다"면서 "이들 은행이 막대한 자본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BNP 파리바 주가가 지난 6월말 이후에만 55% 폭락해 현재 시가 총액이 295억4천만유로(근 46조6천700억원)로 떨어졌다면서 따라서 인수측 입장에서는 `위기가 곧 기회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월가에서는 유로 재정 위기국 채권으로 특히 타격이 큰 BNP 파리바 등 프랑스 은행이 시급한 자금 확보를 위해 중동과 신흥대국 그룹인 브릭스(BRICs)에 손을 벌리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관측해왔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22일 소식통을 인용해 BNP 파리바 대표단이 며칠 안에 자본 확보를 위해 중동을 다시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BNP 파리바 대표단이 지난주 카타르와 아부다비를 방문해 현지 국부펀드측과 접촉했다면서 금주말 후속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BNP 파리바측은 중동에서 최대 20억유로를 차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도 22일 `유럽 은행이 아시아의 현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대한 많은 현금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본사로부터 받고 있다"는 홍콩 소재 이탈리아 은행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유럽 커버드본드 책임자인 테드 로드는 저널에 "아시아 투자자 다수는 유로권이 궁극적으로 위기를 넘길 것으로 본다"면서 따라서 "아시아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위기가 곧 기회인 셈"이라고 말했다.
저널은 이와 관련해 BNP 파리바가 지난주 자본 확충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음을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