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현규 기자] 현대·기아차를 할부로 구입하는 사람들 가운데 90%가 할부금리가 다른 곳보다 높은 현대캐피탈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현대·기아차의 몰아주기에 대한 조사를 벌였으나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린 바 있지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다시 제기돼 공정위 조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대·기아차 소비자가 신한카드나 우리파이낸셜의 다이렉트 상품보다 할부금리가 높은 현대캐피탈을 이용하는 것은 현대·기아차의 물량 몰아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임 의원에 따르면, 현대캐피탈보다 우리파이낸셜 다이렉트와 신한카드 다이렉트의 신차 할부금융금리가 더 낮다.
예를 들어 현금 30%를 선수금으로 내고 36개월 할부로 YF 소나타를 살 경우, 우리 파이낸셜 다이렉트의 최저 실제 금리는 6.9%이고, 신한카드 다이렉트는 7.08%지만 현대캐피탈의 최저 실제금리는 이들보다 1%p 가량 높은 8.1%로 드러났다.
임 의원은 이에 현대·기아차의 현대캐피탈에 대한 물량 몰아주기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현대·기아차 출고 시 현대캐피탈을 이용하지 않으면 영업사원과 대리점은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차량이 출고조차 되지 않는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뒤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린 것은 부실조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지금은 충분한 자료가 없어 대답하기 어렵다”면서 “좀 더 사실 관계를 확인해보고 법에 저촉되는지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재조사 가능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