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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 임시예산안 통과… 상원 통과는 쉽지 않을 듯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미국 여야간에 극한 대립을 빚어온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이 23일 가까스로 하원을 통과했다.

그러나 상원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37억달러(한화 약 4조3천억원) 규모의 미 연방재해본부(FEMA) 예산을 늘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임시 예산안을 찬성 219, 반대 203의 근소한 차이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 법안에 공화당은 찬성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하원 통과도 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이기 때문에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 재난시 복구활동을 지원하는 FEMA는 올해 들어 태풍 ‘아이린’ 등 크고 작은 재해가 잇따르면서 운용자금이 거의 바닥이 나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예산 증액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증액 규모와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다른 예산을 줄이는 문제 등을 둘러싸고 첨예하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기는 했지만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 안을 부결시킬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해리 레이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하원의 계획이 “타협을 위한 정직한 노력이 아니다”고 비판하고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에서 임시예산안이 이달 말까지 통과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달 1일부터 연방정부 일부가 폐쇄될 수 있으며, 특히 FEMA의 경우 재해복구와 이재민 지원 예산이 완전히 고갈될 수도 있다.

미 의회는 올해 초 2011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를 놓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은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부채 증액 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연방정부 폐쇄 공포를 증폭시키면서 S&P에 의해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게 해 국제금융시장을 혼돈에 빠뜨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