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브릭스(BRICS)에 의한 유럽 국가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르게이 스토르착 러시아 재무부 차관은 22일(미국 동부 시간) 신흥 경제대국 그룹인 브릭스(BRICS)가 공동으로 경제 위기에 빠진 유럽 국가들을 지원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럴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스토르착 차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BRICS 국가 재무장관 회담 이후 한 기자회견에서 "각국의 절차가 그러한 결정(BRICS 공동의 금융지원) 채택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러시아와 인도, 중국 등은 모두 다른 결정 절차를 갖고 있으며, BRICS 전체의 단합된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스토르착 차관의 이같은 발언은 BRICS 국가들이 유로존 국가들의 채무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유로화 표시 국채 등의 매입을 통한 위기 극복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한 반응이었다.
앞서 브라질 재무장관 기도 만테가는 BRICS 국가들이 유로존 금융위기 극복을 돕기 위해 유럽국가들의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IMF에서도 BRICS가 그리스에 200억 유로의 공동차관을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스토르착 차관은 "브라질의 제안은 이상해 보이며, BRICS가 그리스에 200억 유로의 공동 차관을 제공해야 한다는 국제금융기구 지도부 인사의 제안은 더 이상해 보인다"며 "만일 BRICS가 유로존 문제 극복에 공동으로 참여한다면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내 개인적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차관은 그러면서 "특정 국가를 지원하기 위한 결정의 전제 조건은 그 나라 스스로가 일정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며 "만일 채무 문제에 봉착한 국가들이 스스로 필요한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제3자가 이 해법을 마련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차관은 워싱턴 BRICS 모임에서 유로존 공동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BRICS 국가 재무장관들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IMFㆍ세계은행그룹(WBG) 합동 연차총회'에 참석, 별도 모임을 가진 후 성명을 발표하고 "금융 안정에 대한 현재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IMF 또는 다른 국제 금융기구를 통해 유럽 국가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