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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역규모 1조달러 시대… 양적 발전 이뤘지만 질적 발전 미흡"

현대경제연구원 김민정 연구위원은 최근 `외환내빈 수출구조 개선해야'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무역규모 1조달러 시대 개막을 앞두고 있을 만큼 그동안 무역에 있어서 양적으로 큰 발전을 이뤘으나 질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47년 처음 무역규모가 1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1988년 1천억달러를 달성했고, 다시 23년만인 2011년 말 1조달러 시대 개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양적인 성장만큼 질적인 발전은 이루지 못했다.

우선 한국 수출의 고부가가치화 개선 정도가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수출의 고부가가치화지수는 2010년 현재 101.2로 2005년(10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주요 수출 선진국의 고부가가치화 지수는 114.7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수입 중간재 투입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 위원에 따르면, 최종 수출품 생산에 투입되는 수입 중간재 비율이 한국은 37%로, 미국(15%)의 2.5배에 달했다. 일본(17%), 중국(20%), 독일(24%)에 비해서도 높았다. 수출 중간재 투입 비중이 높으면 수출이 늘어도 수출에 필요한 원자재나 중간재가 더 빨리 증가해 수입 의존적 수출 구조를 심화시킨다.

또 최근 우리나라가 선진국 일변도에서 탈피해 수출 시장 다각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김 위원은 수출지역의 다변화나 수출시장 점유율 역시 선진국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출지역의 다변화 정도를 수출상품 기준으로 나타내는 수출지역 침투지수는 2009년 기준 중국 89.9, 독일 96,8, 미국 91.6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56.9에 그쳤다.

또 한국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품목이 74개로 미국(633개)의 12%, 일본(230개)의 32% 수준에 불과했다.

서비스 수출 세계시장 점유율 역시 2000년 2.0%에서 1.7%로 오히려 감소, 서비스 수출경쟁력이 하락했다.

수출품목 집중도를 나타내는 허쉬만ㆍ허핀달지수(HHI)는 0.046으로, 미국의 3.8배에 달해 수출품목의 다양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은 "향후 무역 2조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려면 수출구조의 질적인 개선을 통해 세계 상품과 서비스 수출 시장에서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수출구조의 고부가가치화, 새로운 수출 시장 개척, 핵심 부품ㆍ소재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서비스 산업 확대를 통한 수출 경쟁력 제고, 동아시아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구축 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