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현규 기자]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현지 생산 모델인 '쏠라리스(Solaris, 국내명 엑센트)의 판매 약진에 힘입어 러시아 수입차 판매 순위 1위 탈환을 눈앞에 두게 됐다.
현대차는 지난 2008년까지 러시아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 순위 1위를 지켰지만 국제 금융위기 이후 러시아 정부가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올리는데다 현지 조립 기반을 갖춘 쉐보레, 르노, 포드 등 서방 메이커에 각종 혜택을 부여하면서 상위 순위에서 밀려났었다. 하지만 쏠라리스의 강력한 경쟁력을 발판으로 1위 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유럽기업인협회(AEB)가 발표한 지난달까지의 러시아 자동차 시장 판매 현황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0월까지 12만9천698대를 팔아 14만2천33대를 판매한 쉐보레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올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쉐보레에 뒤지던 월 판매대수가 9월과 10월에 역전하며 추월 가능성을 조금씩 높이고 있다. 쉐보레가 두 달에 각각 1만5천288대와 1만5천134대를 판매한 데 비해 현대는 1만5천317대와 1만5천537대를 팔았다. 무엇보다 현대차의 10월 판매대수(1만5천537대)가 전년 동월(7천682대) 대비 102%라는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주목할만하다.
현대차의 이 같은 판매 약진은 올 1월부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기 시작해 2월부터 양산과 판매에 들어간 러시아 현지 전략형 모델인 '쏠라리스'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 4월 르노 로간, 포드 포쿠스 등 경쟁 차종을 제치고 수입차 모델 월 최대 판매 대수 1위 자리를 차지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베스트셀링카 지위를 지켜오고 있는 쏠라리스는 지난 2개월 연속 러시아 국산 차종 라다 클래식(Lada Classic)의 판매대수를 앞지르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아프토스타트(Avtostat) 사장 첼리코프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여태까지 어떤 외국 차종도 국산 라다 클래식을 추월한 적이 없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공장에서 전량 생산되고 있는 쏠라리스는 춥고 겨울이 긴 러시아의 기후 조건과 러시아인들의 독특한 운전 문화 등을 반영한 전략형 기술 및 사양과 세련된 디자인 등으로 현지인들의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