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의료기기 업체 넥서스(Nexus)를 인수했다.
5대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정한 의료기기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심장질환 관련 검사 기기를 생산하는 업체인 넥서스의 의료기기 부문인 ITC 넥서스 홀딩 컴퍼니를 인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업체의 인수 주체는 삼성전자 미주법인(SEA)이며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공시 대상이 아니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인수·합병(M&A) 때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금액은 자기자본의 2.5% 이내여서 삼성전자는 약 2조원 이하의 인수·합병 건은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
삼성전자의 헬스 메디컬 사업팀 방영주 부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번 인수를 통해 삼성이 건강관리 기술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리더로 발돋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2020년까지 건강관리 장비에 1조2천억원(110억달러)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국내 엑스레이 기기 제조업체인 레이(Ray)를 합병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초음파 의료기기 업체인 한국 메디컬 장비 업체 메디슨을 사들였으며, 이번에 해외 업체로는 처음으로 넥서스를 인수했다.
지난 41년 동안 유기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춰온 삼성은 다른 회사를 거의 인수합병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8년 의도하지 않게 미국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 샌디스크(SanDisk Corp)를 59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인수합병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넥서스는 헬스 케어 사업체로 인수된 두번째 회사다.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업체를 잇따라 인수하는 것은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의료기기를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과 함께 미래 먹을거리인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들 5개 친환경 에너지 및 헬스케어 사업에는 2020년까지 23조원이 투자되는데, 의료기기 분야에는 1조2천억원이 들어간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임원도 최근 "초음파 장비와 엑스레이, 자기공명영상(MRI) 분야에서 세계 1등 기업을 목표로 의료기기 업체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업체 인수는 국내외 업체를 막론하고 '적절한 매물'만 있으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