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우리나라의 자궁암과 뇌졸중 진료 성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반면 천식, 당뇨,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1차의료 만성질환 영역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급성질환 진료 수준은 개선되고 있지만 만성질환 관리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23일 OECD가 발표한 '보건의료 질 지표(Health Care Quality Indicators)' 프로젝트에 따르면, 한국의 자궁암·뇌졸중 진료 성과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으며, 급성기 질환과 암질환의 진료 성과도 OECD 국가 중 평균 이상이었다.
허혈성(혈액공급부족) 뇌졸중 30일 사망률은 1.8%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았으며, 출혈성 뇌졸중도 9.8%로 OECD 평균(22.6%)을 크게 밑돌며 가장 우수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9년 자료에서 최하위권 수준을 보였던 급성심근경색증 30일 사망률은 꾸준히 향상돼 2011년 자료에서는 6.3%로 현저한 개선을 보였다. OECD 국가들의 주요 사망 원인에 해당하는 급성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의 30일 사망률은 '급성기 진료(acute care)' 영역의 질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한국인의 자궁경부암 5년 상대생존율은 76.8%로 OECD 국가 중 노르웨이(78.2%)에 이어 가장 높았다. 5년 상대생존율은 일반인과 암환자의 생존율을 비교해 암질환의 진료 성과 지표로 사용되는 것으로 상대생존율이 100%라면 해당 암이 없는 일반인의 생존율과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63.7%로 일본, 아이슬란드, 벨기에, 미국에 이어 5위권에 올랐다.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82.2%로 OECD 평균 수준이었다.
자궁경부암 검진율은 65.3%로 OECD 평균(61.1%)보다 높았으며 유방촬영술은 51.4%로 OECD 평균(62.2%)보다 낮았다.
전염성 질환 성과의 기준인 예방접종률은 ▲소아 백일해 94% ▲홍역 93% ▲B형간염 94% 등으로 OECD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65세 이상 연령층의 인플루엔자 접종률은 73.6%로 OECD 평균(56.3%)보다 높았다.
그러나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당뇨 등 1차 의료 만성질환 관리 영역의 성과는 OECD 평균보다 떨어져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입원율은 인구 10만명 당 각각 101.5명, 222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51.8명과 198명보다 크게 높았다.
또 조절되지 않은 당뇨 입원율은 인구 10만명 당 127.5명으로 OECD 평균(50.3명)의 거의 2배였다.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 당뇨 등 만성질환은 1차 의료영역에서 관리를 잘 하면 입원이 줄게 되는 병으로, 이 병으로 인한 입원율이 높다는 것은 1차 의료 환경이 열악하거나 입원 병상이 비효율적으로 활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