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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들 외국 증권투자서 쓴맛… 넉달새 잔액 111억달러 급감

[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진 탓에 외국에 투자한 우리나라 기관투자가의 증권 보유 잔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관투자자의 외화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자산운용사, 보험사 및 외국환은행 등 기관투자가의 해외 외화증권투자 잔액은 578억달러로 전분기(111억4천만달러) 대비 111억달러 줄었다. 2009년 1분기 518억6천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이는 최근 글로벌 재정 위기로 인해 주요 투자 대상국의 주가가 급락해 자산운용사의 해외주식형펀드 자금이 일부 환매 된 데다 설정액(보유잔액)의 평가액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분기 중 주요국 주가변동률은 중국 -29.1%, 유럽연합(EU) -23.5%, 홍콩 -21.5%, 브라질 -16.2%, 미국 -12.1%이었다.

기관별로 보면, 외국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자산운용사의 외화증권투자 잔액은 6월 말보다 101억달러 급감하며 가장 크게 감소했고, 보험사는 3억9천만달러, 외국환은행은 5억3천만달러, 증권사는 1억2천만달러 줄었다.

종목별로는 주식투자 잔액이 104억6천만달러 줄었고, 채권과 `코리안 페이퍼'(외화표시채권, 국내 기업이나 기관이 외국에서 발행한 채권, Korean Paper)는 각각 4억6천만달러, 2억2천만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채권투자 및 Korean Paper투자의 경우 외국환은행의 보유채권 순매도, 보험사의 평가액 감소 등으로 소폭 줄었다"며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이 누적되면서 올해 들어 꾸준히 감소해온 기관투자가의 국외 증권투자 잔액이 3분기 들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