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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담, '유로존 새 협약' 합의 그칠 듯… 재정통합에도 못미쳐

[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오는 8~9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릴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위기 해결을 위해 재정적자 기준을 어긴 회원국을 `자동' 제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로존 별도 조약'에 대한 합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독일이 추진했던 재정통합안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어서, 이번 회의를 통해 유로존 재정 위기 해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돼 논의될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 제안한 EU `안정 및 성장' 협약 개정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하로 묶인 재정 적자 기준을 위반한 국가를 `자동' 제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 관리는 7일(현지시간) "EU 전체 합의 전망에 대해 지난주보다 비관적"이라고 밝히고 있고, 영국은 개정안에 동의하는 대가로 자국 금융산업에 대한 EU 집행위원회의 통제권 일부를 되찾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5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동한 뒤 이 같은 영국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EU 27개국 전체에 대한 조약을 선호하지만 유로존 17개국이 조약을 맺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유로존 별도 조약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혔다.

독일 정부 관리는 EU 정상회담 기간에 유로존 정상회의가 별도로 열릴 것이라고 밝혀, 현재로선 유로존 차원의 새 협약 합의 이상이 나오는 것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가 합의한 협약 개정안은 독일 정부가 그동안 언급해온 재정통합 구상에서 상당폭 후퇴한 것이라서 시장에서는 실망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개정안에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제재를 가하고, EU가 각 회원국 예산안에 거부권을 갖는 방안 등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개별 회원국의 예산권을 존중한 프랑스와 절충안을 선택한 것이다.

개정안은 재정적자 기준을 위반한 국가에 강제력 있는 제재를 가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다만 재정적자 억제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근본적 조치이고, 장기적으로 재정통합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미는 있다.

새 협약 시행으로 당장 회원국들의 재정적자가 3% 이하로 떨어질지도 의문이다.

독일(2.3%.국제통화기금 2011년 전망치 기준)을 제외하고 대다수 유로존 국가들이 재정적자 3%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6.0%), 이탈리아(4.3%), 스페인(6.2%), 그리스(7.4%), 포르투갈(5.6%), 아일랜드(10.2%) 등이다.

결국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에 대한 근본적인 대처 방안을 내놓지 못할 것으로 보여, 유로존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