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연간 실적 집계가 마무리되고 내년 초부터 성과급 지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실적에 따라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의 실적에 따라 부서별로 차등지급하는 생산성 격려금(PI)과 인센티브 제도인 초과이익분배금(PS)을 내년 초 직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올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기 때문에 성과급 잔치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LG전자는 성과급을 크게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사상 최고의 수출 실적을 올리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크게 약진한 현대기아차는 통상급의 1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통상급 300%와 700만원을 성과급으로 결정하고 통상급의 100%는 연말에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세계적 경기 불황 속에서도 선전한 STX그룹은 이달 중에 기본급의 100%에 해당하는 연말 상여금을 지급하고, 내년 1월에는 개인별 성과에 따라 연봉의 5~15% 정도로 차등 지급하는 성과급을 줄 계획이다.
현대중공업도 연말까지 정기 상여금 200%와 별도의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작년보다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정유업계는 성과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3분기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70.4% 증가한 2조5천57억원을 기록했고, GS칼텍스의 경우 영업이익이 지난해(1∼3분기) 7천241억원에서 1조6천269억으로 무려 124.7% 늘어 넉넉한 성과급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작년에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두며 두둑한 성과급을 챙긴 항공업계와 해운업계는 올해 사정이 좋지 못하다.
해운업계의 경우, 업계 1,2위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작년 말에 각각 연봉의 12분의 1, 통상급의 180%를 받았지만 올해 연말은 성과급에 대한 말을 꺼내지조차 못할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작년 연말 200% 이상의 성과급을 받았던 대한항공과 지난 2월 250%의 성과급을 받았던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큰 성과급을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삼성 계열사를 제외하면 특별한 연말연시 보너스 없이 지나갈 것으로 보이고, 내년 1사분기에나 성과급이 지급될 예정이다. 그러나 큰 성과급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 계열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연말에 PI, 연초 PS를 받는다.
GS건설은 내년 3월, 대우건설은 4월께 각각 성과급을 지급한다. 현대건설도 임금단체협상을 거쳐 성과급을 확정한 뒤 내년 3~4월 지급할 예정이다.
유통업계도 수수료 분쟁, 연말 판매 부진 등으로 실적이 그렇게 좋지 않아 많은 성과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신세계는 매년 1월에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으며 전년 실적을 계열사별, 사업부별, 개인별 평가를 한 후 각 성과에 따라 초과이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주고 있는데, 내년 1월에 지급될 예정인 올해 실적에 따른 성과급은 아직 결산이 이뤄지지 않아 규모가 미지수다.
CJ그룹은 조직별로 목표 달성률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게 원칙이며 올해분은 내년 1월에 지급된다. 2010년도분은 연봉의 10∼25%가 지급됐고 특히 CJ제일제당의 바이오 부문이 실적 호조에 힘입어 20%가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