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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메이저은행 신용등급 추락에도 국내 은행은 신용등급 상승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한 유럽 국가들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으로 국제 메이저은행들도 잇따라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수모를 당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은행들은 신용등급이 오히려 상향조정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 상승과 단기호재 덕분에 국내은행의 신용등급이 개선된 만큼 장기 순항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지만, IMF나 2008년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대외 악재에 대해 충실하게 대비해 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2일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국내은행 신용등급 현황을 보면, 2011년 하반기에 국내 은행 2곳의 신용등급과 4곳의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 조정됐다.

피치는 지난 11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올리면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다. 지난 9월에는 신한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7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올렸다.

올해 11월 기준 국내은행 신용등급 전망은 무디스는 17곳 가운데 12곳, S&P는 12곳 가운데 11곳, 피치는 11곳 전부가 `안정적' 이상이어서 국내은행 대부분이 신용등급 강등의 위험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국내 은행들이 유럽 재정위기라는 거대한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이 상향조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내은행의 신용등급 등급과 등급 전망을 상향조정한 것은 국가 신용등급 상승에 따른 국책은행 동반상승, 개별은행들의 순익 증대 등 단기성 호재 등에 따른 것일 뿐 은행산업 전반을 양호하게 평가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서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글로벌 금융불안이 심화되면서 외화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 국내 은행들도 선진국 은행들의 뒤를 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금융센터 우희성 연구원은 "은행산업을 평가할 때 자산의 질, 자본의 충분성, 외화유동성을 기준으로 한다. 현재 가장 불안한 연결고리인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 국내은행 상황도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S&P가 신용평가 방법에 변화를 준 것도 선진국 은행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 호조를 지속적인 경향으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