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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501명 임원 승진… 사상최대 규모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삼성그룹이 작년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3년이나 빨리 상무로 승진시키는 등 '발탁 인사'와 삼성전자 최초로 여성 부사장을 배출하는 등 여성을 중용한 게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은 지난 7일 사장단 인사에 이어 각 계열사별로 진행해 온 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는 승진자가 490명(부사장 30명, 전무 142명, 상무 318명)이었던 작년보다 11명이 많은 총 501명(부사장 48명, 전무 127명, 상무 326명)이 승진했다.

삼성그룹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휴대전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사업의 성장을 이끌어 낸 성과를 반영하고 삼성의 미래성장을 주도해 나갈 차세대 유망사업 분야에 대한 인적 투자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사상 최대의 승진인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전무, 부사장 등 고위임원의 경우, 역대 최대인 175명을 승진시켜 향후 삼성의 경영을 이끌어 갈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두텁게 하고 사업별 책임경영을 가속해 나가도록 했다고 삼성은 덧붙였다.

신임승진도 역대 최대 규모인 326명으로 실무 책임자급 임원을 보강했다.

특히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신시장 개척의 선봉에 서서 삼성 브랜드 위상 강화에 공헌한 영업마케팅 인력의 임원 승진이 많아 신임임원 중 영업마케팅 인력이 92명(작년 79명)으로 역대 최대를 차지했다.

연구개발인력 중 신임임원 승진자는 89명(작년 100명)이었다.

연구개발 인력을 대거 임원으로 승진시킨 것은 날로 치열해지는 기업간 경쟁 속에서 압도적 기술우위를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기 위한 것이다. 또 '기술 삼성'의 위용을 과시하며 회사가치 제고에 기여한 공로도 인정됐다.

삼성의 미래경영을 이끌어 갈 역량을 갖춘 참신한 인물은 연령, 학력, 직급, 연차에 상관없이 과감하게 발탁돼 차세대 리더로 적극 육성하도록 했다.

승진자 501명 중 발탁 승진은 총 77명(부사장 발탁 30명, 전무 14명, 상무 33명)이었으며, 삼성전자 윤장현 부장이 3년 앞서 상무로 발탁됐다.

윤 상무는 삼성전자 고유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SLP(Samsung Linux Platform) 개발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SLP에 기반한 휴대전화 개발에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제조직으로 입사했던 삼성전자 김주년 부장도 `자랑스런 삼성인상' 2회 수상과 삼성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위상 강화를 인정받아 2년 앞서 상무로 발탁됐다.

여성인력을 과감히 승진 조치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삼성전자 심수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이 회사의 첫 여성 부사장이 됐고 삼성전자의 김기선 부장, 송효정 부장 등 8명의 여성이 상무로 승진했다. 김기선 상무와 제일모직 김정미 상무, 제일기획 오혜원 상무는 대졸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여성 상무가 됐다.

삼성전자 헝가리법인 영업총괄 이스트반 팍스코 VP를 포함한 8명의 외국인들도 상무로 승진했고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 3명도 승진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은 조만간 계열사별로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은 지난 7일 단행된 사장단 인사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삼성카드 김인주 고문을 삼성선물 사장으로 내정했다. 반용음 삼성선물 사장은 퇴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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