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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기업 非 IT사업 진출 활발… SKC&C 중고차·삼성SDS는 물류사업 진출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IT서비스 기업이 IT 분야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업에 진출하는 사례가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T서비스 기업인 SK C&C는 지난달 중고차 매매업체인 엔카네트워크를 인수한 뒤 관련 사업 강화를 위해 비(非)IT 분야 사업을 담당하는 '성장기획본부'를 신설했다.

SK C&C는 신년 사업계획에서 "중고차 매매 사업을 계기로 기업을 상대하는 기존의 B2B 사업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B2C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IT와 거리가 먼 영역에 IT를 결합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겠다"며 IT와 관계가 없는 새로운 사업에 계속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SK C&C 관계자는 "온라인 중고차 매매를 활성화하고, 이를 해외 시장 개척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며 "할부·리스, 보험, 렌트 등 새로운 IT서비스 시장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SDS도 이달 들어 외국에서 시범적으로 물류 사업을 시작했다.

삼성SDS는 올해부터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서 소규모로 물류IT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자체 물류 플랫폼인 '첼로(CELLO)'를 활용, 현지 운송·보관 업체와 연계해 삼성전자의 현지 물류 업무를 담당하는 식이다.

삼성SDS는 올해 중국과 동남아의 국제운송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ICT는 작년 8월 삼창기업의 원전사업 부문을 인수해 원전 사업에 진출했다.

포스코ICT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원전 안전등급 제어기기(PLC)를 지난해 신울진 원전 1호기에 정식 공급하는 성과를 올렸다.

포스코ICT는 "삼창의 원전사업을 인수하기 전부터 PLC 국산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플랜트 제어계측 및 자동화 등 엔지니어링 관련 기술도 확보한 만큼 업종 간 시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 CNS도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LG CNS의 김대훈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사업변화를 가속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 잠재력을 축적하고, 조직문화 등 소프트한 역량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LG CNS는 현재 스마트 교통, 스마트 팩토리(공장) 등 IT와 다른 분야를 융합한 새로운 분야의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SK C&C와 포스코ICT, LG CNS 등은 스마트 그리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IT서비스 기업이 비 IT 사업으로의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국내 IT서비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성장이 정체에 빠지는 등 사업 여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또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들이 그룹사의 정보화 사업을 독식하는 일명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올해부터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기업이 참여할 수 없도록 하면서 시장 자체가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아울러 어느 분야에나 접목 가능하다는 IT의 특성도 IT서비스 기업의 사업 다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IT서비스 기업들은 이밖에 이미 '레드 오션'(포화시장)이 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 활발히 진출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LG CNS는 지난해 콜롬비아, 말레이시아, 멕시코 등의 IT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SK C&C는 지난해 구글과 솔루션 공급계약을 맺고 미국의 모바일 커머스 사업을 확대했으며, 최근 아제르바이잔, 싱가포르, 콜롬비아 등에 해외지사를 새로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