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롯데그룹은 3일 신 헌(58) 롯데홈쇼핑 사장을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본부 대표로 임명하는 등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롯데백화점 외에도 롯데제과와 호남석유화학 등 10여개 주력 계열사의 사장을 대폭 바꾸는 등 세대교체를 이루는 한편, 전문 임원제를 도입했다.
또 이원우 롯데물산 대표와 박상훈 롯데카드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194명을 승진시켰다. 신임 임원 규모는 96명으로 창사 이래 최대였던 작년 실적을 반영했다고 롯데는 설명했다.
또 송승선 롯데마트 이사대우와 박선미 대홍기획 이사대우 등 여성 임원 2명을 내부 승진을 통해 처음으로 발탁했다.
유통·서비스 등 여성 소비자와 접촉이 잦은 그룹이면서도 이례적으로 여성 임원 승진사례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여성 인재 육성 주문에 따라 임원으로 발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인사로 특히 이철우(69) 롯데백화점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대외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총괄사장으로 보임되고, 신 사장이 백화점을 맡아 '젊은 백화점'으로 변모하게 됐다.
롯데제과는 김상후 사장이 퇴진하고 롯데삼강 김용수 전무가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호남석유화학 사장으로는 허수영 케이피케미칼 사장가 임명되고 정범식 사장은 총괄사장으로 물러났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맏딸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누나인 롯데쇼핑 신영자 사장은 현업에서 물러나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신 이사장은 롯데복지재단과 롯데장학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을 총괄하는 업무를 관장한다.
롯데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하기를 원하는 본인의 뜻을 존중한 결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롯데쇼핑을 총괄하면서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를 간접적으로 챙겨왔던 신 사장이 이번 인사로 롯데쇼핑 사장직은 내놓지만 롯데면세점 대표에 선임된 이원준 롯데쇼핑 부사장을 측면에서 지원하면서 롯데면세점은 계속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젊고 역동적인 조직 구성에 중점을 두고 철저하게 성과와 실적을 바탕으로 역량있는 임원들을 전진 배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단행된 롯데그룹 임원인사의 핵심은 신동빈 회장 체제의 본격적인 구축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주요 계열사의 수장들은 신 회장의 측근으로 평가받는 50대 중후반의 젊은 임원들이기 때문.
이에 따라 이번 임원 인사로 신격호 전 회장의 라인이 지고 신동빈 회장의 측근들이 득세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신영자 사장도 동생 신동빈 회장에 밀려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롯데는 이번에 전문 임원제를 도입해 광고와 연구, 조리 등의 전문직 분야에서 특화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