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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명품 매출은 20% 급증

[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지난해 불황에도 불구하고 고급 백화점의 루이뷔통, 구찌, 티파니, 샤넬, 에르메스 등 외국 유명 고가 브랜드 명품매출은 2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투자업계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신세계와 현대, 롯데 등 국내 3대 고급백화점의 2011년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19.8% 급증했다. 이는 2010년의 명품 매출 증가율 12.4%보다 7.4%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명품 매출은 지난해 백화점 상품군별 증가율에서도 단연 1위였다. 다른 상품군의 매출 증가율은 아동ㆍ스포츠 12.4%, 가정용품 10.5%, 여성캐주얼 8.3%, 잡화 7.2%, 남성의류 5.6%, 여성정장 1.7% 등의 순이었다.

이들 백화점의 전체 매출 증가율은 8.9%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같은 명품 소비 증가세와 신규점 개설 등에 힘입어 올해 7개 주요 백화점과 유통업체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16% 가량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동양증권 한상화 연구위원은 "백화점의 매출신장은 명품소비 증가 덕이 크다"라며 "지난해 4월에 신세계 인천점이 1층 전체를 명품 매장으로 전환했는데 백화점 전체 매출이 전월보다 20% 이상 성장했다. 그만큼 명품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략컨설팅업체인 '매킨지&컴퍼니'는 지난해 9월 내놓은 한국 명품시장보고서에서 한국 명품시장은 2006년 이후 매년 평균 12% 성장해 2010년 45억달러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특히 가계소득에서 명품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로 일본의 4%를 뛰어넘는 등 한국의 명품 소비성향이 일본보다 강하다고 분석했다.

롯데백화점 김근수 과장은 "명품시장은 일본이 성숙기에 들어간 반면, 한국은 아직 성장세다. 다른 상품군에 비해 성장세도 월등히 높다"며 "그러나 명품도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유통업체에서 작년에 명품이 19.8% 성장했다고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악화로 인해 매출이 떨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