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삼성전자·제일제당 등 대기업 국제담합으로 15년간 벌금 2조4천억 물어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대한항공, 제일제당 등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15년 동안 국제 카르텔(담합) 탓에 경쟁국에서 2조4천억원 규모의 벌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8개 대기업은 지난 1996년부터 작년까지 미국에서 6건의 담합으로 12억7천167만달러(약 1조7천310억원), EU에서 4건으로 4억3천442만유로(6천525억원), 캐나다와 일본에서 각 1건으로 총 203억원의 벌금을 물었다.

액수로는 LG디스플레이가 LCD 가격 밀약으로 미국에서 4억달러, EU에서 2억유로, 일본에서 1억5천만엔을 부과받아 벌금 규모가 가장 컸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가 미국 3억달러, EU 1억5천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았고 대한항공도 벌금 규모가 3억달러에 이르렀다.

건수로는 제일제당이 미국 2건(425만달러), EU 2건(1천282만유로), 캐나다 1건(17만5천 캐나다달러) 등 5건으로 최다였다.

공정위는 국제카르텔 연루로 엄청난 과징금을 낼 뿐 아니라 손해배상 소송, 기업이미지·국격 훼손 등의 피해가 생긴다며 기업들이 자체 예방시스템을 갖추도록 카르텔 예방활동을 확대키로 했다.

공정위는 우선 현대자동차, LG화학 등 25개 기업과 대한상의, 비료공업협회 등 5개 사업자단체에 강사를 보내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본 도쿄 등에서 현지 임직원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과 사업자단체를 대상으로 한 업무 설명회도 두 차례 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기업들의 담합 행위에 엄정한 법집행을 하고 우리 기업들의 법위반 예방을 위해 국내외 교육 등을 지원함으로써 기업들의 자율적 경쟁법 준수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